2014년 7월 19일 토요일

게임에서의 스토리에 대해서

Story in a game is like a story in a porn movie.

게임에서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


존 카멕의 발언이라고 겜덕후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문장이다. 존 카멕이 실제로 그렇게 말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게임의 스토리는 없어도 된다(혹은 중요치 않다)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내 주관에서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얘기다.

스토리 없이 대성공한 스페이스 인베이더
스토리의 중요성은 게임에 따라 다르다.

1990년대 초반까지의 게임이라면 스토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존 카멕이 이름을 날리는데 일조한 둠이나 커맨더킨의 경우에는 게임플레이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에 스토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아예 없는건 아니었다만.)

그러나 텍스트 기반이나 노블계열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스토리가 있어야겠지?

그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지금은 게임산업도, 게이머도 발전했다.

게이머들은 단순히 시간 죽이기를 위한 게임이 아니라 어떤 감동을 주는 게임을 원한다.

웰메이드 시리어스 게임 페이퍼, 플리즈
아트게임이나 시리어스 게임의 대두도 이것에서 비롯한다고 보는게 타당하겠지.



조금 횡설수설 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거다.

옛날이라면 게이머들이 스토리가 있든 없든 별로 개의치 않겠지만 지금은 다르다는거다.


게임플레이와 스토리 모두 훌륭한 모던워페어 시리즈

왜냐하면, 이젠 충분히 스토리라인도 게임에 낑겨 넣을 수 있잖는가?

모던워페어를 플레이했을때 나는 솔직히 감탄했다.

지루한 로딩을 진행할때 보여주는 시네마틱이나, 플레이 도중 펼쳐지는 컷씬이 매우 훌륭했기에.

아마 현시점에서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술은 전부 보여준 게임일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모던워페어 시리즈가 싱글플레이어 모드 없이 멀티플레이 전용 게임을 나왔다면 그렇게 히트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닐거다.

왜냐하면 모던워페어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는 소프, 프라이스, 마카로프 등 수많은 캐릭터들과 세계를 배경으로 한, "어쩌면 있을법한 현대전" 이기 때문에.



Story in a game is like a story in a porn movie.

이 글을 여는 첫문장이었다.

그런데 이 문장의 뒤에는 한 문장이 더 있다.

It's expected to be there, but it's not that important.

스토리야 있겠지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존 카멕이든 누구든, 이 발언을 한 시점에서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할지언정 스토리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못했다.

스토리라는 요소가 존재하는 한, 지금까지 계속 발전해 왔듯이, 아마 앞으로도 발전해 나갈거다.

2014년 7월 12일 토요일

그래픽의 발전에 대해서

게임 그래픽은 수차례 진화를 거듭해왔다.


분명 그래픽의 발전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게임은 즐기기 위한 것이라는 본질을 잃고 단순한 그래픽 쇼케이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최근 게임계의 모습을 보면 이것을 잊은것 같아 안타깝다.


양산형 MMOG가 가장 좋은 예가 되겠지.

그래픽만 번쩍번쩍하게 만들어놓고

다른 요소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400억을 들였다던 모 MMORPG 역시 개발단계에서 개발비의 2/3은 그래픽에 들어갈것이다, 그렇게 밝혔던 일이 있다.



"Studio Pixel" 아마야 다이스케의 동굴이야기

동굴이야기는 그래픽만이 게임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좋은 반증이 될 것이다.

풀 3D 게임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HD 그래픽도 아니지만

스토리텔링과 사운드, 그리고 쉴틈없는 런앤건 게임플레이가 매력적인 게임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누렸다.



Hyper Light Drifter
Crawl
Radio The Universe

인디기대작으로 꼽히는 여러 작품들 역시 픽셀 그래픽의 게임들이다.

최근의 트렌드가 레트로인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겉만 번지르르한 대형 게임사들의 물건들보다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기에 플레이어들이 기대하는것이 아닐까.





컴파일의 마도물어 ARS

게임이 자극하는 감각은 많지 않다.

오감으로 따지자면 시각, 청각 두가지 뿐인데 그래픽은 그나마도 이 두가지 감각 중 시각만을 담당할 뿐이다.

즉, 사운드 역시 그래픽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하지만

역시 최근의 게임들은 옛날 게임들과는 달리 사운드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요즘 게임은 대개 HRM의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사운드 팀을 꾸리는 것을 피하고 사운드에 관해서는 외주를 맡기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컴파일에 다나카 카츠미와 사운드팀이 있어 Fiend Empire가 있었고

팔콤에 Team JDK가 있어 이스2 오프닝이 있었으며

블리자드의 오디오 팀 덕분에 디아블로2의 트리스트람 테마가 있을 수 있었다.




좋은 게임회사일수록 그래픽에만 치중하지 않았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